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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 여행 루트

by 루씨백과사전 2025. 5. 9.

조지아

최근 몇 년 사이 조용히 주목받기 시작한 여행지가 있습니다. 바로 유럽과 아시아의 경계에 위치한 국가 ‘조지아’입니다. 이 나라는 독특한 역사와 문화를 품은 매력적인 땅이지만, 국내에는 아직까지 널리 알려지지 않은 여행지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조지아가 요즘 여행 인플루언서들 사이에서 ‘다녀오면 무조건 콘텐츠가 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핫한 목적지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수도 트빌리시의 감각적인 거리, 카즈베기의 압도적인 자연 풍경,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와인 문화까지. 이 글에서는 인플루언서들이 조지아를 사랑하는 이유와 함께 그들이 실제로 다녀온 인기 코스를 따라가 보며, 조지아 여행의 진면목을 살펴보겠습니다.

트빌리시 - 감각적인 도시 감성과 오랜 역사

조지아의 수도 트빌리시는 단순한 여행지라기보다는, 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이 절묘하게 섞인 ‘감성 도시’에 가깝습니다. 처음 이 도시에 도착하면 느껴지는 것은 익숙하면서도 낯선 거리 풍경입니다. 오랜 시간 동안 다양한 문명이 지나간 흔적이 남아 있어 중세 유럽 느낌의 건물 옆에 소련시대의 아파트가 어우러지고, 그 사이로 트렌디한 카페와 부티크 상점이 자리 잡고 있죠.

구시가지는 반드시 걸어봐야 할 지역입니다. 좁은 골목골목마다 돌계단과 예쁜 창틀, 오래된 벽돌담이 이어지고, 그 사이사이에 힙한 카페와 현지 갤러리가 숨어 있습니다. 특히 인스타그램 감성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어퍼 베단이 거리’와 ‘아반노툽니 거리’는 빼놓을 수 없는 명소입니다. 트빌리시 중심에는 유황온천이 자리하고 있는데, 이곳은 단순한 온천이 아니라 도시의 기원을 설명해주는 중요한 장소입니다. 온천 수증기 위로 고풍스러운 돔형 지붕이 연기를 뿜어내는 풍경은 낯설면서도 매혹적입니다.

트빌리시의 또 다른 매력은 '인간적인 도시'라는 점입니다. 사람들은 대체로 친절하고, 대중교통도 간단해 여행 초보자들도 부담 없이 이동할 수 있습니다.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에 대한 인식도 좋아 한글 메뉴를 갖춘 카페나 한식당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게다가 물가도 비교적 저렴해 긴 여행을 계획하기에도 무리가 없죠. 이러한 점들 덕분에 혼자 여행하는 사람, 커플, 감성 콘텐츠를 제작하는 인플루언서들까지 모두 이 도시에 매료되고 있습니다.

카즈베기 - 자연 앞에서 겸허해지는 시간

트빌리시에서 북쪽으로 약 3시간 거리, 조지아 군용도로를 따라가면 도착하는 곳이 바로 '카즈베기'입니다. 공식 명칭은 스테판츠민다(Stepantsminda)이지만 대부분 '카즈베기'라고 부릅니다. 이곳은 한마디로 말해 ‘압도적인 자연’입니다.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코카서스 산맥과 그 중심에 우뚝 솟은 카즈베기 산(5033m)은 마치 신의 영역에 들어선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카즈베기의 랜드마크는 단연 '게르게티 성삼위일체 교회'입니다. 해발 2170m 고지에 홀로 우뚝 서 있는 이 교회는, 그 배경으로 펼쳐진 만년설 산과 함께 여행자들에게 가장 인상 깊은 순간을 선사합니다. 수많은 여행 인플루언서들이 이곳에서 촬영한 일출, 일몰 사진은 조지아를 대표하는 이미지로 SNS에 널리 퍼져 있습니다. 특히 날이 맑은 아침에는 구름 위로 솟은 듯한 성당의 풍경을 볼 수 있어 ‘유럽 속 신비로운 티벳’이라는 별명도 있을 정도입니다.

이 지역은 단순히 볼거리를 넘어서 진정한 쉼의 장소이기도 합니다. 산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 야생화로 덮인 초원, 그리고 무심하게 풀을 뜯는 말떼들. 카즈베기에서는 스마트폰보다 눈과 귀로 자연을 느끼게 됩니다. 숙소 또한 대부분 가족이 운영하는 전통적인 게스트하우스로, 아침마다 갓 구운 빵과 조지아식 잼이 제공됩니다. 그런 숙소에서 창밖을 내다보면 설산과 청명한 하늘이 어우러진 풍경이 매일같이 펼쳐지죠. 이러한 경험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마음에 오랫동안 남는 감동을 줍니다.

조지아 와인 - 고대의 맛을 오늘에 마시다

많은 이들이 조지아를 유럽의 끝자락쯤으로 생각하지만, 사실 이곳은 와인의 시작점이라고 불려도 과언이 아닙니다. 조지아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와인 생산 국가로, 무려 8000년 전부터 와인을 만들고 마셔온 기록이 있습니다. 이들은 ‘크베브리(Kvevri)’라는 전통 항아리를 사용해 포도를 발효시키는 고유한 방식으로 유명하며, 이는 2013년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도 등재됐습니다.

조지아 와인의 가장 큰 특징은 자연 발효와 인위적 첨가물의 최소화입니다. 그만큼 포도 자체의 맛과 향이 살아있고, 땅의 기운을 그대로 품은 듯한 깊은 풍미를 가집니다. 특히 조지아에서만 재배되는 포도 품종인 ‘사페라비’, ‘르카치텔리’, ‘치노우리’ 등은 일반적인 유럽 와인과는 완전히 다른 개성을 보여줍니다.

요즘은 트빌리시 시내에서도 다양한 와인 바와 시음 공간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플루언서들이 추천하는 진짜 ‘와인 체험’은 트빌리시에서 동쪽으로 1~2시간 거리의 카헤티 지역에 있습니다. 이곳은 조지아 와인의 본고장으로, 가족 단위로 운영되는 와이너리가 많고, 그만큼 아늑하고 진솔한 체험이 가능합니다. 직접 포도를 수확하고 크베브리 항아리를 보며 설명을 듣고, 이어서 정원에서 가족들과 함께 와인을 마시며 식사하는 시간은 그 자체로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경험하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여행 인플루언서들이 이 체험을 주목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단순히 사진 한 장을 찍는 여행이 아니라, 한 지역의 삶과 문화, 전통을 오롯이 경험하고 그것을 이야기로 풀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조지아의 와인은 단순한 술이 아니라 하나의 콘텐츠가 되는 것이죠.

트렌디한 도시 감성과 역사의 향취가 공존하는 트빌리시, 자연의 위대함 앞에서 겸허해지는 카즈베기, 그리고 수천 년의 전통이 살아 숨 쉬는 와인의 고장 조지아. 이 세 가지 조합은 조지아를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경험의 목적지’로 만들어줍니다. 여행 인플루언서들이 조지아를 추천하는 이유는 단순한 예쁜 배경 때문만이 아닙니다. 이곳에서 찍는 사진 하나, 마시는 와인 한 모금, 걷는 골목 하나하나가 모두 이야기가 되기 때문입니다.

 

아직 조지아는 대중적인 여행지로 자리 잡지 않았기에 더 매력적입니다. 상업화되지 않은 사람들의 미소, 아직 알려지지 않은 명소, 그리고 가성비 좋은 여행환경까지. 지금 이 순간이 조지아를 여행하기에 가장 좋은 타이밍입니다. 더 늦기 전에 조지아의 매력을 직접 경험해보세요. 아마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엔, 당신도 누군가에게 조지아를 추천하고 있을 겁니다.